현재 서울로 7017을 중심으로 도시재생사업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최근 총 8개의 도시재생 공간이 문을 열었는데, 청파언덕집도 그중 하나. 서울역이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높은 언덕의 오래된가정집을 개조해 음식을 통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청파언덕집에서는 다양한 요리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다. 1층 카페에서 다채로운 식음료를 맛보거나, 2층에 마련한 서재에서 요리 서적을 뒤적이며 시간을 보내보자. 3층의 쿠킹 스튜디오에서는 셰프의 요리 클래스, 이욱정 피디의 강연 등 다양한 행사가 끊임없이 열린다. 또한 동네 소식을 전해주는 마을 방송국을 운영해 지역 주민의 사랑방 역할도 톡톡히 할 예정이다.
청파로는 어떤 골목인가요?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주거 지역 중 하나인 서계동에 자리한 골목입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봉제나 재화 산업이 발달해 패션의 역사를 품은 곳이기도 하죠. 도심 한복판에 자리하지만 개발이 더뎌 서울의 옛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 일대는 어떤 도시재생 사업이 진행 중인가요? 지금 서울 여러 지역에서 도시재생 사업이 벌어지고 있어요. 서울역 인근 지역의 경우 서계동, 청파로, 중림동 등이 대표적입니다. 최소 30~40년 된 오래된 집을 선정한 뒤 유명 건축가들이 설계를 맡아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시켰어요. 여기에 도시재생 조합을 만들어 지역 주민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새로운 방식의 도시재생사업을 진행 중이죠.
현재 추진하는 ‘요리를 통한 도시재생사업’이란? 낙후된 지역으로 다시 사람들을 부르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음식인 것 같아요. 그동안의 경험에서 어떤 골목에 가고 싶은 식당, 펍, 카페 등이 들어서면 젊은층이 몰리고 매력적인 장소로 변하는 걸 확인했잖아요. 요리와 공간을 연결하면 도시재생이 추구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청파로 골목 여행 시 팁이 있다면? 저희가 준비하는 프로젝트 중 하나가 어번 하이킹입니다. 보시다시피 동네가 높은 지대에 있어 가파른 계단이나 급경사 길이 많아요. 오히려 이 점을 살려 미로같이 연결된 골목을 하이킹 코스로 이용해 달리는 거죠. 인근에 한국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손기정선수를 기념하는 공원도 있어, 손기정 선수가 달렸을지도 모르는 동네 골목을 따라 달리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겁니다. 또한 청파로에는 감나무집, 은행나무집 등 특색 있는 도시재생 공간이 숨어 있어요. 영화 상영, 전시, 요리 클래스 등 다채로운 행사가 골목 곳곳에서 진행될 예정이니 기대해주세요.
이욱정은 <요리人류> <누들로드> 등 다수의 요리 다큐멘터리를 연출한 피디다. 현재 서울시의 ‘요리를 통한 도시재생사업’ 총괄 프로듀서를 맡고 있으며, 이 일환으로 KBS 요리인류 사업팀과 함께 청파언덕집 기획 및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ANOTHER SPOT
청파로의 또 다른 도시재생 공간
감나무집 서계동의 도시재생 거점 시설. 공유 주방과 공유 서재를 갖췄으며, 주민 공동체를 위한 프로그램과 공간을 운영한다. 은행나무집 옛 일본식 가옥이 문화 예술 공간으로 거듭났다. 지역 주민과 문화 예술인의 만남을 지원하고, 전시나 공연 등 다양한 행사를 주최한다.
만리시장은 1968년에 문을 연 전통 있는 재래시장이다. 40년 넘은 오래된 가게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적벽돌 건물과 복고풍 간판 등 시장 구석구석에서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다. 2016년에는 그 가치를 인정받아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됐다고. 시장 2층에서는 과거 서계동 일대에 발달하던 봉제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도시재생사업이 진행 중이다. 봉제 패션 분야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지역 주민을 위한 봉제 수업을 운영하는 코워킹팩토리와 패션메이커스페이스가 그곳. 직접 고른 과일을 조합해 생과일 주스를 착즙해주는 과일회관, 주문제작 케이크 전문점 쁘앙집 등 청년 상인이 운영하는 가게가 늘어나면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최근 한국식 꽃꽂이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서아현 플로리스트는 그 매력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한국 꽃꽂이는 나중에 꽃봉우리가 피는 걸 고려해 의도적으로 여백을 화려할수록 겸손해야 한다는 철학을 담고 있어요. 이런 점이 제게 감동을 주었죠.” 그녀의 작품은 여백과 선을 강조해 간결하면서도 세련된 미감이 느껴진다. 주로 한국적 꽃과 절지나 절엽을 사용하는데, 신사임당 ‘초충도’의 맨드라미, ‘책거리’의 모란 등 민화나 조선 시대 예술 작품에 등장한 꽃을 활용하기도 한다고. 매달 열리는 워크숍에서는 한국식 꽃 고정 도구인 침봉을 사용한 꽃꽂이를 배울 수 있으며,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수업도 진행한다.
디자인 스튜디오 겸 출판사 디오브젝트는 종종 특별한 팝업 숍을 연다. 봉제 공장을 개조한 두 디자이너의 작업실에서, 그들이 제작한 책을 주제로. 가장 최근에 열린 팝업 숍은 일러스트레이터 0.1과 협업한 프로젝트 ‘애드 투 카트(ADD TO CART)’의 첫 시리즈인 우표 책을 주제로 진행했다. 10년간 수집한 우표와 크리스마스실을 엮은 우표 책과 함께 빈티지 우표를 전시한 것이다. 이 외에도 디오브젝트에서 제작한 독특한 디자인의 책을 비롯해 디자이너가 수집한 빈티지 잡화, 문구류 등도 판매한다. 뱅쇼나 수프 같은 간단한 식음료를 맛보거나, 듣고 싶은 LP 앨범이나 카세트테이프를 가져오면 틀어주는 소소한 재밋거리도 선사한다. 오픈 날짜를 알고 싶다면 인스타그램을 주시할 것.
낡은 빌딩 3층, 클래식 FM 라디오가 흘러나오는 카페는 손글씨 메뉴판과 빈티지 LP판, 여기저기 걸린 대형사진이 꾸밈없이 어우러진다. 특유의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황하영 대표는 직접 로스팅한 원두로 커피를 내린다.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커피를 지향하며, 융드립이나 사이폰 등 다양한 추출 방식으로 변화를 주는 식. 매장에서 틈틈이 굽는 디저트도 훌륭한 편인데, 수제 칼루아를 넣은 눅진한 티라미수는 꼭 주문하자. 밤에는 아메리카노와 위스키를 섞은 르네상스, 칼루아밀크 등 커피와 술을 조합한 칵테일도 선보인다. 사진가인 주인장은 종종 예술 사진 프로젝트를 여는데, 카메라 기종에 상관없이 다 같이 촬영하고 사진에 대해 자유로이 이야기를 나눈다고.
서울역 뒤편의 허름한 골목이 도시재생의 바람을 타고 변화를 모색한다. 세월의 때가 묻은 집은 문화를 생산하는 도시재생 공간으로, 옛 봉제 공장은 당찬 청년들의 보금자리로 탈바꿈했다. 새로운 이야기가 깃든 청파로의 재생 공간들.
1. 청파언덕집
독특한 건축이 돋보이는 청파언덕집 외관. ⓒ 오충석
현재 서울로 7017을 중심으로 도시재생사업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최근 총 8개의 도시재생 공간이 문을 열었는데, 청파언덕집도 그중 하나. 서울역이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높은 언덕의 오래된가정집을 개조해 음식을 통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청파언덕집에서는 다양한 요리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다. 1층 카페에서 다채로운 식음료를 맛보거나, 2층에 마련한 서재에서 요리 서적을 뒤적이며 시간을 보내보자. 3층의 쿠킹 스튜디오에서는 셰프의 요리 클래스, 이욱정 피디의 강연 등 다양한 행사가 끊임없이 열린다. 또한 동네 소식을 전해주는 마을 방송국을 운영해 지역 주민의 사랑방 역할도 톡톡히 할 예정이다.
ⓘ 11am~6pm, 주말 휴무, 서울시 용산구 청파로 73길 69.
TALK WITH LOCAL
KBS 요리인류 사업팀과 청파언덕집 기획 및 운영에 참여한 이욱정 피디. ⓒ 오충석
청파로는 어떤 골목인가요?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주거 지역 중 하나인 서계동에 자리한 골목입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봉제나 재화 산업이 발달해 패션의 역사를 품은 곳이기도 하죠. 도심 한복판에 자리하지만 개발이 더뎌 서울의 옛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 일대는 어떤 도시재생 사업이 진행 중인가요?
지금 서울 여러 지역에서 도시재생 사업이 벌어지고 있어요. 서울역 인근 지역의 경우 서계동, 청파로, 중림동 등이 대표적입니다. 최소 30~40년 된 오래된 집을 선정한 뒤 유명 건축가들이 설계를 맡아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시켰어요. 여기에 도시재생 조합을 만들어 지역 주민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새로운 방식의 도시재생사업을 진행 중이죠.
현재 추진하는 ‘요리를 통한 도시재생사업’이란?
낙후된 지역으로 다시 사람들을 부르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음식인 것 같아요. 그동안의 경험에서 어떤 골목에 가고 싶은 식당, 펍, 카페 등이 들어서면 젊은층이 몰리고 매력적인 장소로 변하는 걸 확인했잖아요. 요리와 공간을 연결하면 도시재생이 추구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청파로 골목 여행 시 팁이 있다면?
저희가 준비하는 프로젝트 중 하나가 어번 하이킹입니다. 보시다시피 동네가 높은 지대에 있어 가파른 계단이나 급경사 길이 많아요. 오히려 이 점을 살려 미로같이 연결된 골목을 하이킹 코스로 이용해 달리는 거죠. 인근에 한국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손기정선수를 기념하는 공원도 있어, 손기정 선수가 달렸을지도 모르는 동네 골목을 따라 달리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겁니다. 또한 청파로에는 감나무집, 은행나무집 등 특색 있는 도시재생 공간이 숨어 있어요. 영화 상영, 전시, 요리 클래스 등 다채로운 행사가 골목 곳곳에서 진행될 예정이니 기대해주세요.
이욱정은 <요리人류> <누들로드> 등 다수의 요리 다큐멘터리를 연출한 피디다. 현재 서울시의 ‘요리를 통한 도시재생사업’ 총괄 프로듀서를 맡고 있으며, 이 일환으로 KBS 요리인류 사업팀과 함께 청파언덕집 기획 및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ANOTHER SPOT
청파로의 또 다른 도시재생 공간
감나무집 서계동의 도시재생 거점 시설. 공유 주방과 공유 서재를 갖췄으며, 주민 공동체를 위한 프로그램과 공간을 운영한다.
은행나무집 옛 일본식 가옥이 문화 예술 공간으로 거듭났다. 지역 주민과 문화 예술인의 만남을 지원하고, 전시나 공연 등 다양한 행사를 주최한다.
2. 만리시장
코워킹팩토리와 패션메이커스페이스의 봉제 공동 작업장. ⓒ 문지연
과일회관에서는 직접 고른 과일을 조합한 생과일 주스를 맛볼 수 있다. ⓒ 문지연
만리시장은 1968년에 문을 연 전통 있는 재래시장이다. 40년 넘은 오래된 가게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적벽돌 건물과 복고풍 간판 등 시장 구석구석에서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다. 2016년에는 그 가치를 인정받아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됐다고. 시장 2층에서는 과거 서계동 일대에 발달하던 봉제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도시재생사업이 진행 중이다. 봉제 패션 분야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지역 주민을 위한 봉제 수업을 운영하는 코워킹팩토리와 패션메이커스페이스가 그곳. 직접 고른 과일을 조합해 생과일 주스를 착즙해주는 과일회관, 주문제작 케이크 전문점 쁘앙집 등 청년 상인이 운영하는 가게가 늘어나면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 서울시 용산구 효창원로 276.
3. 비트윈 버쓰데이스
서아현 플로리스트가 한국 꽃꽂이를 선보이고 있다. ⓒ 문지연
빈티지 화병, 침봉 등 플로리스트의 수집품을 구경할 수 있는 작업실. ⓒ 문지연
즉석에서 완성한 한국 꽃꽂이 작품. ⓒ 문지연
최근 한국식 꽃꽂이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서아현 플로리스트는 그 매력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한국 꽃꽂이는 나중에 꽃봉우리가 피는 걸 고려해 의도적으로 여백을 화려할수록 겸손해야 한다는 철학을 담고 있어요. 이런 점이 제게 감동을 주었죠.” 그녀의 작품은 여백과 선을 강조해 간결하면서도 세련된 미감이 느껴진다. 주로 한국적 꽃과 절지나 절엽을 사용하는데, 신사임당 ‘초충도’의 맨드라미, ‘책거리’의 모란 등 민화나 조선 시대 예술 작품에 등장한 꽃을 활용하기도 한다고. 매달 열리는 워크숍에서는 한국식 꽃 고정 도구인 침봉을 사용한 꽃꽂이를 배울 수 있으며,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수업도 진행한다.
ⓘ 11am~3pm(예약 필수), 주말 휴무, @ betweenbirthdays
4. 디오브젝트 팝업 숍
팝업숍에서 선보이는 디오브젝트의 책과 빈티지 그릇. ⓒ 문지연
디자인 스튜디오 겸 출판사 디오브젝트는 종종 특별한 팝업 숍을 연다. 봉제 공장을 개조한 두 디자이너의 작업실에서, 그들이 제작한 책을 주제로. 가장 최근에 열린 팝업 숍은 일러스트레이터 0.1과 협업한 프로젝트 ‘애드 투 카트(ADD TO CART)’의 첫 시리즈인 우표 책을 주제로 진행했다. 10년간 수집한 우표와 크리스마스실을 엮은 우표 책과 함께 빈티지 우표를 전시한 것이다. 이 외에도 디오브젝트에서 제작한 독특한 디자인의 책을 비롯해 디자이너가 수집한 빈티지 잡화, 문구류 등도 판매한다. 뱅쇼나 수프 같은 간단한 식음료를 맛보거나, 듣고 싶은 LP 앨범이나 카세트테이프를 가져오면 틀어주는 소소한 재밋거리도 선사한다. 오픈 날짜를 알고 싶다면 인스타그램을 주시할 것.
ⓘ 2주 간격으로 주말에만 비정기 오픈, 1pm~8pm, @the__bject
5. 투영프로젝숀
융드립을 내리고 있는 황하영 대표. ⓒ 문지연
매장 분위기와 잘 어우러지는 빈티지 잔에 담겨 나온 커피. ⓒ 문지연
낡은 빌딩 3층, 클래식 FM 라디오가 흘러나오는 카페는 손글씨 메뉴판과 빈티지 LP판, 여기저기 걸린 대형사진이 꾸밈없이 어우러진다. 특유의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황하영 대표는 직접 로스팅한 원두로 커피를 내린다.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커피를 지향하며, 융드립이나 사이폰 등 다양한 추출 방식으로 변화를 주는 식. 매장에서 틈틈이 굽는 디저트도 훌륭한 편인데, 수제 칼루아를 넣은 눅진한 티라미수는 꼭 주문하자. 밤에는 아메리카노와 위스키를 섞은 르네상스, 칼루아밀크 등 커피와 술을 조합한 칵테일도 선보인다. 사진가인 주인장은 종종 예술 사진 프로젝트를 여는데, 카메라 기종에 상관없이 다 같이 촬영하고 사진에 대해 자유로이 이야기를 나눈다고.
ⓘ 융드립 6,000원, 11am~10pm, 일요일 휴무, @ xndudprojection
글/사진. 문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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