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2021.07.29] SNS 핫플레이스 ‘계단집’을 아시나요?

2021-08-11

[인터뷰] 이종필 서울도시재생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중림동·서계동·회현동에서 도시재생사업 진행
카페·서점·복합문화공단 등 통해 도시활성화 도모


모종린 연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소상공인의 생존 방안으로 ‘콘텐츠’를 강조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이동이 제한되고, 동네에서 소비하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차별화 된 ‘로컬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했다. 모종린 교수는 “소상공인들도 콘텐츠가 있으면 된다. 콘텐츠가 있는 사람은 약자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소상공인 생존 전략으로 낙후됐던 골목을 살리는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골목의 특성을 반영한 콘텐츠로 지역 경제를 활성화 시킬 수 있다는 것. 문래동, 익선동 등도 과거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은 아니었지만, 골목의 특성을 반영한 상점과 가게가 만들어지면서 지역 명소로 거듭났다. 자연스럽게 상인들의 매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기에 주민들 중심으로 지역의제를 끌고 나가는 사회적경제 방식이 더해지면 주민 수요를 충족함과 동시에 골목을 활성화 시킬 수 있다. 서울시도시재생지원센터 팀장은 “지역 주민들이 참여해 만든 기업들은 지역문제를 지역에 녹여낼 수 있기 때문에 건강한 방식으로 진행될수 있다”고 말했다. <이로운넷>이 골목을 활성화 하고, 소상공인들의 생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업을 소개한다.

 

중림창고 외경./ 출처=서울도시재생사회적협동조합 홈페이지

출처 : 이로운넷(https://www.eroun.net)

“건물이 너무 멋있어요. 골목 분위기도 색다르고요.”

“중림창고는 입지도 좋고 공간 특이성도 있어서 건축상도 3개나 받았어요. 저희는 그 안에 콘텐츠를 넣는 거고요.”

서울역 뒤편 좁은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오래된 아파트와 도시적인 건물이 마주 서 있다. 복합문화공간, 중림창고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는 듯한 골목 한가운데 서니 두 건물이 묘하게 어울린다.

“‘서울로7017’이 시작이었어요”

중림창고를 위탁운영 하는 곳은 서울도시재생사회적협동조합(이하 서울도시재생사협)이다. 서울로7017(이하 서울로)이 만들어지던 당시 서울로 주변 지역을 다시 살리자는데 의견을 모아 시작됐다. 서울로가 만들어질 당시 도로를 이용하거나, 변화를 두려워 했던 사람들의 민원이 생기던 시기였다. 민원을 종합적으로 관리할 대책이 필요했고, 서울로 주변지역을 연계하는 방법을 고민했다.

그러다가 낙후된 지역인 서울역 뒤편, 서울로 근방 중림동, 서계동, 회현동 세개 지역을 중심으로 도시재생이 시작됐다. 도시재생에 대한 개념조차 잘 알려지지 않았을 때였다. 서울역일대 도시재생지원센터 관계자들은 주민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주민들도 만남에 긍정적이었다. 이종필 이사장은 “도시재생지원센터는 없어질 수밖에 없어서 그 전에 센터 내부에서는 협동조합을 만드는게 중요한 과제였다”며 “협동조합을 만드는 것에 대해 주민들도 긍정적이었다. 2019년 4월, 본격적으로 서울도시재생사협이 운영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계단집 내부./출처=서울도시재생사회적협동조합 홈페이지


“낙후됐던 서울역 뒤편을 핫 플레이스로”

서울도시재생사협은 9개의 거점시설 중 중림창고, 계단집, 회현사랑채, 감나무집, 은행나무집, 빌라집 등을 위탁 운영한다. 손기정 체육공원 후문에 위치한 '러닝센터'도 용역사업을 받아 운영 중이다. 나머지 두 공간인 검벽돌집과 청파언덕집 운영은 다큐멘터리 요리인류의 이욱정PD가 맡았다. 이 이사장은 “이욱정PD와 컨소시엄해서 그쪽에서 2곳, 나머지는 우리가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중 요즘 SNS에서 여러번 거론되고 있는 계단집은 회현동에 위치한 커뮤니티 카페다. 주거공간이었던 적산가옥을 기존 형태와 흔적을 최대한 살려 고즈넉한 분위기로 재탄생 시켰다. 바리스타 주민 3명이 함께 운영하는 것도 자랑거리다.

기자가 방문한 중림창고에서 가장 눈에띄는 공간은 서점이다. ‘뉴 로컬 책방’을 표방하는 곳이다. 눈에 띄는 점은 억지로 커뮤니티 활동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취향과 맞는 공간에서 비슷한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모일 수 있도록 한다는 것. 이종필 이사장은 “공간 자체가 모임을 목적으로 하기 보다는 취향이 맞는 사람과 자연스럽게 모일 수 있어야 한다. 책방도 그걸 시도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은행나무집, 감나무집, 회현사랑채, 빌라집 등 공간은 문화예술, 공유주방, 마을관리소 등의 역할을 하며 지역커뮤니티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중림창고 콘텐츠 중 하나인 서점./출처=서울도시재생사회적협동조합 홈페이지


 “3대가 사는 서울역 인근, 변화 시작하면서 사람들 발길 이어졌죠”


“서울역 인근 지역 주민들은 ‘3대가 사는 동네’에요. 그만큼 오래 거주한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죠. 회현동의 경우에는 고도제한도 걸려있어 개발도 쉽지 않아요. 그동안 잘 변화하지 않는 동네였어요.”


조용했던 동네에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기 시작한건 변화가 시작되면서다. 인근에 복합문화공간 ‘피크닉’과 ‘계단집’이 생긴 이후 젊은이들의 발길이 늘기 시작했다. 이 이사장은 “재생사업을 하면서 생긴 ‘서울로 사잇길’이 요즘 인기있는 상권 중 하나다. 지역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자 자연스레 상권이 형성됐고, 상인들은 매출에도 영향을 받고 있다. 이 이사장은 “상인분들은 아니라고 하시지만(웃음), 젊은층이 많이 오면서 분명히 매출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필 서울도시재생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제공=이종필 이사장


지역에 의미있는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로컬에 집중해야 한다. 이종필 이사장은 “주민들을 고용한다고 지역에 뿌리를 내리는건 아니”라고 했다. 지역에 영향을 미치려면 주민들과 관계를 맺어야 하고, 운영 하는 공간이 주민들의 힘으로 가야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수익과 잘 연결되지 못하기 때문에 오래 보고 가야한다. 그는 “비즈니스 모델로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 밖에 없다. 그래도 본질을 소개하고 지역에 더 넓고 깊이 뿌리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도시재생 기업은 지역에 밀착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도시재생사협은 도시재생 기업의 본질적 정체성과 자립을 위한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다. 지역 여행자원을 살려 지역탐방코스 등을 개발하고 사업화 시켜 주민들이 직접 가이드하는 방식의 사업을 론칭할 계획도 있다.

“서울역 인근지역. 특히 회현동이 꾸준하게 변화하고 있어요. 정말 가능성이 많은 동네입니다”(웃음)


이로운넷=박미리 기자 fast@erou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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